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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통문화마을의‘웰컴 투 중벵이골’공연 모습.
 

“아니라오~ 아니라오~ 빠른 게 아니라오오오~”

구성진 목소리에 경쾌한 리듬, 반복되는 운율이 흥을 돋우는 신명나는 민요풍의 한 통신사 광고 음악. 요즘 뜨고 있는 광고다.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씨의 ‘아리랑’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며, 최근 들어 소비자 뇌리에 각인시킬 수 있는 광고 음악으로 국악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우리 민족의 세포 하나 하나에 각인되어 있는 우리 소리가 대중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광고계에서는 국악이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깨고, 알게 모르게 빠져드는 중독성과 인간의 감정을 극적으로 쏟아내는 국악의 매력에 주목하고 있다. 도내 젊은 예인들이 모인 (사)전통문화마을을 통해 이들의 열정을 살펴봤다.

△젊은 국악인의 초상 반영

우리 음악, 전통문화예술의 대중화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몇 해전부터 우리 지역에서도 큰 공연장 작은 공연장에서 전통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볼 수 있다. 정부, 자치단체, 민간예술단체 등에서 공연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서양 문화예술에 밀려 위축돼 있던 전통문화예술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기대해 보지만, 아직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대한민국이 고령화되는 것처럼 국악계의 고령화도 우려해야 한다. 젊은 예술인들이 뿌리를 내리고 날개를 펼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아쉬운 게 사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지역의 국악인들을 중심으로 어렵지만 단단하게 운영되고 있는 전문예술법인이 있다. 바로 전통문화마을이 그 주인공이다. 젊은 예술인들이 모여 2005년 창립했다. 공식적인 설립 목적은 ‘전통문화의 전승과 보급을 실천하며 사회적 목적 실현을 위한 참여와 나눔의 가치 아래 경제적으로 어렵고 지역사회로부터 소외된 취약계층에게 일자리 창출을 통하여 삶의 질 향상과 가치 실현을 위한 다양한 문화서비스를 제공한다’ 라고 되어 있다. 쉽게 말하면 우리 전통문화예술을 더 많이 보게 하고, 젊은 예술가들이 무대를 떠나지 않게 하겠다는 얘기다. 젊은 예술가들이 무대에서 신명나게 공연하고 가난한 예술인을 구제하고 꿈을 접지 않게 하겠다는 가장 현실적인 목적으로 보인다.

△임실 필봉농악 원천, 영역 확대

전통문화마을은 2006년부터 전북 국악분야 예술 강사 지원 사업으로 현재 국악분야 예술 강사 151명이 활동 중이다. 설립 후 전북 국악분야 예술 강사 지원 사업과 ‘우리 가락 우리마당 야외상설공연’ 운영, ‘청소년 전통예술 캠프’, ‘찾아가는 문화프로그램’ 등 예술 사업을 중심으로 활동을 펼쳐왔다.

전통문화마을의 모태는 ‘임실 필봉농악 보존회’. 지난 1987년 호남좌도농악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도상쇠 고(故) 양순용 씨의 두 아들 진성·진환 형제가 그 중심에 있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일찍이 농악에 눈을 뜬 형제는 남들은 한창 어리광을 부릴 나이에 어른들이 노는 굿판에 어울려 꽹과리를 잡았다고 한다.

임실필봉농악보존회 사업만으로도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그들이 지역의 선후배들이 뜻을 모아 전통문화마을을 만든 이유는 단순하다. 후배들의 생계를 이어주기 위해서다. 우리 전통문화를 배우고 이어가는 후배들이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꿈을 접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고 싶어서였다. 지역의 열악한 여건으로 실력 있는 인재들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걸 지켜보면서 지역에 이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줘야겠다는 사명감도 있었다 한다.

이런 순수한 동기와 노력 덕분일까? 전통문화마을은 사회적기업 중에서도 잡음 없이 우수한 운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짧은 시간에 비약적인 활동 실적을 가지고 있다. 2007년 ‘우리가락 우리마당 야외상설공연’ 우수운영단체로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2008년부터 ‘교과서 속 국악이야기’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09년부터 ‘청소년 국악캠프’를 운영하면서 전통문화예술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2011년 ‘전북형 예비사회적기업 지정’으로 그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2012년 ‘사회적 기업’ 인증을 획득하며, 올해는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 ‘웰컴 투 중벵이골’이 인기리에 공연중이다. ‘웰컴 투 중벵이골’ 임실 필봉의 소리를 중심으로 한 마을의 이야기를 재치 넘치게 끌어가고 있어 매회 객석이 가득 찬다.

△배 채우는 문화기업 성장 기대

전라북도는 예향의 고장답게 전통문화예술인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은 배고프다. 전통문화예술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이들의 공연이 자주 오래 지속되는 바람을 지녀본다. 젊은 예술가에게 든든한 우산이 되는 전통문화마을이 가난 때문에 무대를 떠나는 예술가가 도내에서 없도록 문화기업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김진형 (사)전통문화마을 이사장 "지역 전통문화예술 보급…젊은 예술인 안정된 생활 노력"

   

문화예술사회적기업 (사)전통문화마을 신임 이사장 김진형 씨(57).

그녀의 이름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바로 얼마 전까지 전주KBS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 ‘패트롤 전북’의 이름난 MC로 도민의 사랑을 받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평생 방송쟁이로 살아온 그가 문화예술계에 발을 내디뎠다. 김 이사장은 올해 KBS전주방송총국 35년 아나운서를 정년퇴임했고, 소리 소문 없이 전통문화마을 신임 이사장으로 이번 달 초 취임했다.

퇴직 뒤 나름 각계에서 불러주는 특강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모처럼 가족과 달콤한 휴식에 젖어 있을 즈음 양진환 국장으로부터 전통문화마을 이사장을 맡아달라는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김 이사장은 양 국장이 운도 떼기 전에 단칼에 거절을 하고 돌려보냈다. 평생 한 우물만 파온 그녀의 신념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삼고초려에 사고초려가 이어졌다. 설득과 읍소 끝에 결국 어렵게 이사장직을 수락했다.

수락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인정(人情)에 호소해서다. 양진성, 양진환 형제의 선친인 고 양순용 씨와 김 이사장의 오랜 인연 때문. 아버지 때부터 이어온 수 십년의 인연에다 젊은 시절부터 양 국장을 지켜봐왔던 오랜 후원자로 책임감 등 복잡한 심정이 마음을 약하게 했고, 결국 어려운 결심을 하게 됐다.

김 이사장은 자신이 전통문화예술판에서 과연 어떤 도움이 될 것인가를 매일 고민했다. 특히 문화예술사회적기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게 해야겠다는 사회적 책임감이 무겁게 어깨를 누른다고 한다. 그는 “35년 방송가에서 쌓은 기획력과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지역에서 전통문화예술을 보급하고 계승하는 젊은 예술인이 마음껏 무대에 설 수 있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진아 문화전문시민(익산문화재단 경영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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